정신질환 관련 범죄행동의 법의-심리학적 분석

Analysis of Criminal Behavior with Mental Disorder by Forensic and Psychological Approach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Leg Med. 2022;46(3):59-70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August 31
doi : https://doi.org/10.7580/kjlm.2022.46.3.59
1조선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2조선대학교 일반대학원 상담심리학과 임상분과
1Department of Forensic Medicine, Chosu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Gwangju, Korea
2Department of Counseling Psychology, Chosun University Graduate School, Gwangju, Korea
Correspondence to Youn Shin Kim Department of Forensic Medicine, Chosu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309 Pilmundaero, Dong-gu, Gwangju 61452, Korea Tel: +82-62-230-6998 Fax: +82-62-234-4584 E-mail: ysk007fm@hotmail.com
Received 2022 June 11; Revised 2022 August 12; Accepted 2022 August 24.

Trans Abstract

Crimes committed by the mentally ill may initially be mistaken as unmotivated or hate crimes, which may cause public anxiety and conflict between social classes. In this context, special attention is needed to secure social safety and to effectively respond against crimes committed by the mentally ill. For these purposes, comprehensive analysis of the details of such crimes, including the type of crime, the content of criminal behavior, the tool of crime, unusual behavior before and after the crime, and the triggering factor of the crime, can provide valuable information. If specific tendencies or common characteristics shared in criminal acts related to mental illness can be found, they would assist criminal investigations and determination of criminal responsibility. The authors analyzed 19 precedents of crimes with mental disorders. The results of the analysis are as follows: frequency of injured area was the highest in the face, neck, and head; perpetrator's body (hands/feet) and knife were used the most as tools of assault; premeditation was revealed in eight cases, and crimes with active intention of harming and impulsive crimes happened at a similar frequency; schizophrenics usually committed crimes between 03:00-06:00, which is related to sleep disturbance in schizophrenia; in five cases, criminal acts—violent crimes such as murder, arson, and rape—were committed under the influence of alcohol; and homicide is related more frequently to schizophrenia, personality disorder, and intellectual disability.

서 론

과거 ‘무동기 범죄’라는 이름의 사건들이 주목을 끌었다면, 근래에는 ‘혐오범죄’라고 일컬어지는 범죄가 사회의 이목을끌고 있다. 무동기 범죄란 눈에 비친 범죄의 내용과 결과를 일반적인 사고만으로는 이해하거나 파악하기 힘들다는 특징을 가질 것이나, 소위 혐오범죄라고 명명되는 범죄 중에서도 그 심층을 분석해 보면, 무동기 범죄라고 명명될 법한 사건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묻지마 범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거나 상식적인 수준에서 납득하기 어렵고, 범행 대상의 선택에 있어 필연적인 인과 관계가 없이 불특정적이며, 폭력이나 살인 등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적대적인 의도로 저지른 범죄로 정의된다[1].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동기가 없다기보다 통상적인 수준의 분석으로는 동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또한 불특정 다수가 범행의 대상이 될 수 있음으로 인하여 더욱 심각한 불안을 야기하게 된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는 일견 무동기 범죄로 비쳐질 소지가 있고, 또한 일부에서는 혐오범죄로 오인됨으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불안과 계층간 갈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신질환과 관련된 범죄에 대하여는 사회안전의 확보와 효율적인 범죄대응의 차원에서 특별한 관심이 투자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신질환 관련 범죄의 내용과 특징에 관한 국내연구는 아직도 미미하여 정신질환의 진단명에 따른 범죄행동의 분석[2], 조현병의 범죄 행동에 관한 연구 등[3,4] 제한된 성과가 있을 뿐으로, 여러 정신질환 및 그와 관련된 복잡한 맥락에서의 범죄 행동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가 시급하고 절실한 실정이다. 이렇듯 특정 진단명과 관련된 범죄행위에 대한 연구는 시도된 바 있으나, 범죄행위의 특징, 범행도구 또는 가해 흉기, 범행 전후의 이상행동, 범행의 촉발 인자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사항까지 분석한 연구는 충분치 못하여 관련 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자료축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정신질환 관련 범죄는 진단명에 따른 독특한 특징을 가질 것으로 유추할 수 있고, 그 속성들을 심층 분석하여 일반 범죄와 구별되는 특성을 추출해낸다면, 효과적인 범죄수사와 형사정책적 대응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범죄란 다양한 요인의 영향 아래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정신질환 관련 범죄를 여타의 범죄로부터 뚜렷이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지는 않을지라도, 정신질환 관련 범죄행위에서 공유되는 특정 경향이나 공통되는 특성을 찾아낼 수 있다면 범죄수사와 예방, 책임능력에 대한 법적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물론, 관련 범죄로 인한 사회 일반의 막연하면서도 과도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본 연구는 판결문에 담긴 정신질환 관련 범죄행위의 구체적 내용을 분석하여 특정 정신질환과 특정 범죄유형과의 연관성, 범행의 원인이나 동기 또는 촉발요인, 범행 전후의 특정 증상 또는 이상행동의 여부 및 그 내용, 범죄의 은폐시도 여부와 그 수단을 조사함으로써, 관련 범죄에서 드러나는 범죄 행동의 특징을 손상에 대한 법의학적 해석과 함께 가해의 방법과 동기에 대한 심리학적 관점에서의 해석을 종합하여 통합적 분석을 시도하였다.

본 론

저자들은 2년에 걸친 선행연구에서 정신질환자의 범죄와 관련한 19건의 판례를 분석하여, 정신질환의 진단명, 범죄유형과 특징, 범죄 전력, 범행도구 등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대인범죄의 전과가 많다는 점, 충동적 혹은 우발적 범행의 빈도가 높다는 점, 어린이,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가 주로 피해자가 된다는 점, 살인사건이 다수인 점, 방화, 강간, 감금, 시체손괴 등이 포함되어 있음을 파악하였다[5]. 판례는 법제처의 국가법령정보센터(National Law Information Center)를 통해 검색하였고, ‘정신병’, ‘정신질환’, ‘조울증’, ‘조현병’의 키워드로 검색된 170건 중 강력범죄 및 대인범죄가 아닌 판례, 피해자가 정신질환자인 판례 등 연구 목적에 맞지 않는 판례와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이 충분하지 않은 판례를 제외하고, 동일 사건의 상·하급심 판례 중복을 정리하여 19건을 선정한 것이었다.

이러한 선행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범죄유형, 범행 도구 또는 가해 흉기, 가해(손상) 부위 및 횟수, 범행의 사전 계획 여부, 정신질환과 특정 범죄행위 또는 범행동기와의 연관성, 범행동기와 관련된 진술 내용, 범행 전후의 특정 증상 또는 이상행동의 여부 및 그 내용, 과거 범죄 전력을 조사하고, 더불어 범행 시각, 피해자에 대한 접근 및 통제방법, 범행 횟수 및 범행 장소, 범행과 관련한 개인사적 배경, 범행 당시 음주 여부, 동반 진단명, 범행 전의 관계갈등 등과 같이 진단명별로 특징을 드러낼 수 있는 사항들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특정 범죄행동에 있어서 정신질환자의 특성이나 행동경향이 드러나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정신질환 관련 범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범죄 행동의 특징을 법의학적, 심리학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그들 범죄행위의 특징과 영향 인자들을 파악하고 이해해낼 수 있다면, 초동단계에서 수사기관에 의한 수사방향의 설정과 용의자 특정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나아가 사건 당시의 범죄 행동에서 정신질환과 관련된 이상심리의 특성이 발현되고 있는지를 파악해냄으로써 책임능력 판단에 대한 심리전문가와 법원의 역할에도 참조할 만한 자료를 정립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해 판례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괄호 안에 선행연구의 판례번호를 넣었다.

1.조현병 스펙트럼 장애

분석한 19건 중에는 급성 및 일과성 정신병 장애(단기 정신병적 장애) 1건을 포함하여 6건이 여기에 속하였다. 조현병의 범죄 관련성은 이미 알려진 사실로, 살인범죄(homicide) [6]와 폭력범죄(violent crime) [7]의 빈도가 일반 인구에 비해 높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조현병이 물질남용을 동반할 경우폭력 범죄의 위험이 일반 인구에 비해 4배 증가하고[8], 특히 남성 조현병 환자에서 알코올 의존이 공병된 경우에는 살인범죄의 위험성이 17배까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6].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란 (1) 망상, (2) 환각, (3) 와해된 사고 또는 언어, (4) 극도로 와해되거나 비정상적 운동 행동 등을 특징으로 하고, 진단을 위해서는 위 4가지 영역에 더하여, (1) 감퇴된 정서표현, (2) 무의욕증, (3) 무언증, (4) 무쾌감증, (5) 무사회증 등의 음성 증상(negative symptom) 영역 중 한 가지 이상에서 이상(異常)을 보여야 하며, 조현병, 망상장애, 조현정동장애, 단기 정신병적 장애 등 10가지 장애가 포함된다[9]. 이 범주에 포함되는 판례 6건의 구체적 분류는, 진단된 조현병(편집형 3건, 긴장형 1건, 미분류 1건)이 5건, 급성 및 일과성 정신병적 장애가 1건이었다. 급성 및 일과성 정신병적 장애란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ition (DSM-5)에서는 단기 정신병적 장애로 분류되는데,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극도로 와해된 혹은 긴장성 행동 등의 특징을 조현병과 공유하지만, 음성 증상은 진단 기준에 포함되지 않으며, 대개 전구증상 없이 2주 이내의 발병, 즉 급성 경과의 발병을 보인다[9].

이들 범죄에서 범죄유형, 사용된 도구, 가해(손상) 부위 및 횟수, 범행 시각, 범행동기와 관련된 진술, 과거 범죄 전력을 살펴보았다. 6건의 범죄유형은 살인(#3, #4, #5), 살인미수(#1), 상해(#2), 폭행 및 재물손괴(#6)였다. 가해 흉기는 예기(칼) 2건(#4, #5), 차량 1건(#1), 알루미늄 밀대 1건(#6)이었고, 목조름을 위한 끈 1건(#3)이었으며, 다른 2건은 가해자의 신체(#2, #6)가 폭행의 도구가 되었다. 칼을 미리 준비한 살인 2건(#4, #5)을 제외한 나머지 4건에서는 현장에 있던 도구나 범인의 신체(손발)였고, 살인사건 중 1건에서는 방화목적으로 인화물을 담을 통과 휘발유를 준비했으며(#5), 이들 도구를 준비한 시점은 범행 몇 시간 전부터 한 달 사이였다.

가해(손상)의 부위는, 허벅지(#1), 머리(#2), 얼굴과 목(#3), 목과 배(#4), 얼굴, 목, 가슴 부위(#5), 가슴, 옆구리, 팔(#6)이었는데, 3건의 살인사건에서는 목(3건)과 얼굴, 배, 가슴이 가해의 주된 부위였다. 가해의 횟수는 끈으로 목조름(#3), 10회 이상의 예기 손상(#4), 수회 이상 찌르거나 벰(#5)이었다.

조현병 관련 범죄에서 범행의 시간대를 파악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판결문에 시간대가 기록된 4건에서 01시-06시 사이에 범행이 발생했다. #4 판례는 02시경 산에 올라가서, 마주친(05시경) 피해자를 살해했고, #5 판례는 04시경 화재를 대피하는 주민들을 살상했으며, #6 판례는 01시-03시경 주차된 차량을 파손하고, 이틀 후 03시경에는 요양병원에서 폭력을 행사했으며, #3 판례는 06시경 모친을 목 졸라 살해했다. 이러한 새벽 시간의 범행 경향은 조현병에서의 수면장애에 주목해야 한다[10].

범행 후의 특이행동을 살피는 것도 범죄와 정신질환의 관련성을 검토하는 데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 4건에서 관련 사항이 확인되는데, #1 판례는 승용차로 사람을 충격한 후 직접 119에 신고했고, #4 판례는 살해 직후 추가 범행계획을 포기하고 자수했으며, #5 판례는 총기를 발포하는 경찰에게 ‘공포탄인 거 다 안다’며 저항하다가 실탄을 발사하자 투항했다. 조사과정에서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하는데, #6 판례는 조사 중 바지를 벗고, 휴지를 주워 먹으며, 경찰관을 향해 소변을 보았고, 교도소 수감 중에는 벽에 머리를 들이박는 등 자해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변기통에 팔을 집어넣어 교도관에게 오물을 뿌렸다. 특히 #6 판례의 피고인은 다른 조현병 피고인들에 비해 현저한 이상행동을 보이는데, 여기서 단기 정신병적 장애의 특징이 드러나고 있다. 이 장애는 정서적 혼란(emotional turmoil)과 심한 혼돈(overwhelming confusion)을 특징으로 하고, 발병의 기간은 짧지만 손상의 수준은 심각할 수 있는데[9], 조사과정에서 보인 이상행동은 이 장애의 증상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조현병 피고인 3명의 진술에서 범죄와 관련한 정보(범행동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데, 그중 2건(#3, #5)에서 피해망상이 동기가 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3 판례는 살해된 피해자가 자신의 친모임을 부정하면서, 그녀가 재산권을 노리고 자신을 죽이려고 했으며,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5 판례는 ‘주민들이 패거리를 이루어 나에게 불이익을 가한다’, ‘주민들이 범죄자 무리들과 연계해서 집중적으로 나를 괴롭히고 정신을 파괴시키고 있다’고 진술했다. 반면, #4 판례는 ‘생활이 힘들어 다른 사람을 살해하고, 자살하려고 했다’, ‘여성인 피해자를 살해한 후 영 기분이 이상했고 그로 인하여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고 진술하는데, 표면적으로는 거기에 살해와 자수의 동기가 드러나고 있는 것 같지만, 구체적인 사항의 파악을 위해서는 심층적인 심리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조현병은 사고의 장애가 주된 특징이므로, 가해자의 언어적 진술을 액면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으므로, 조현병의 임상증상과 가해자의 심리상태에 대한 심층분석을 거쳐 그 진술의 신빙성이 검토되어야 한다.

조현병 관련 사건에서는 과거 범죄 전력도 살펴봐야 하고, 특히 대인범죄 전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6건 중 5건에서 전과가 확인되는데, 그 내용은 주로 살인, 상해 등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였다. 전과의 세부 사항을 보면,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자기집 방화(#2), 심신미약 상태에서의 고령자 예기 살해(#4), 피해망상 상태에서 생면부지의 타인에 대한 예기 상해(#5),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에서 행인과 복지담당공무원 폭행(#5), 강간상해 및 보복범죄(#6)였다. 나머지 1건은 피해망상 속에서의 차량 파손(#3)이었다.

(1) 살인미수(#1)

조현병 진단을 받은 A는 운전 중 B와 시비가 붙어, 차를 세우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B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아 충격하여 대퇴골 골절상을 입혔고, 직접 119에 전화하여 구조 조치를 하였다. 업무와 관련하여 스트레스를 받아서 화가 많이 난 상태였고, 시비가 붙자 화를 참지 못하고, ‘욱’하는 마음에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했다.

(2) 존속 상해(#2)

긴장형 조현병을 앓던 남성이 어머니가 사다 준 두통약을 먹었음에도 두통이 더 심해졌다며 주먹으로 어머니(머리)를 때리고, 팔목을 비틀어 넘어뜨려 전치 8주의 부상(척골 골절)을 입혔다. 범행 5년 전 어머니와 함께 거주하던 집에 방화한 전력이 있었다.

(3) 모친 살해(#3)

편집형 조현병을 앓던 남성이 어머니가 자신을 무시하고 구박하며 결혼을 방해한다는 망상에 빠져, 06시경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밟으며, 양손으로 목을 조르다가 이불보 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범행 2년 전, 누군가 자신을 때리려 한다며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적이 있었고, 쌀에 독약이 들어 있으니 만지지 말라는 등의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범행 7개월 전에는 동네에 주차된 차량(14대)을 파손하기도 했다. 친모에 대하여 자신을 괴롭히고, 재산권을 노리며,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이번에 죽이지 않았으면 계속해서 자신을 죽이려 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4) 비면식 여성(64세) 살해(#4)

강도살인죄(편집형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인정)로 복역 후 출소한 남성(60대 초반)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출소 4개월 만에 삶을 비관하며 살인을 결심(“2명을 살해하고 삶을 마감하겠다”)하고, 칼을 샀다. 02시경 산에 올라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05시경 홀로 등산하던 여성의 목과 복부를 찔러(10회 이상) 살해했다. 범행 직후 칼을 버리고, 계획했던 추가 범행을 포기하고 자수했는데, 자수의 이유를 “여성인 피해자를 살해한 후 영 기분이 이상했고 그로 인하여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고 진술했다.

(5) 방화, 흉기 난동 및 다수 살인(#5)

편집형 조현병을 앓는 남성(42세)이 피해망상(“이웃 주민들이 자신을 험담하고, 집에 벌레를 뿌리는 등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으로 인해, 이웃 주민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등 갈등이 깊어지다가 극렬한 분노로 발전하게 되었다. 범행 1달 전, 휘발유 담을 통을 보관해두고, 칼(2자루)을 사두었다. 범행 날 01시경 휘발유를 구입한 후,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04시경자기 집에 방화하고 비상계단으로 가서 기다리다 대피해 오는 주민들의 얼굴, 목,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찌르고, 칼을 휘둘렀다. 출동한 경찰관이 공포탄을 쏘며 저지하자, ‘공포탄인 거 다 안다’며 저항을 계속했고, 실탄을 발포하자 칼을 버리고 투항했다. 여성, 노인, 아이 등 5명이 살해되고, 4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10여 명이 상해, 연기흡입, 화상의 피해를 입었다. 범행 3개월 전과 1개월 전에도 피해망상을 보이며 복지담당공무원과 행인을 폭행한 적이 있었다. 범행 동기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계속 당하고 있었고, 이에 화가나 홧김에 불을 지르고 칼을 들고 나갔다’고 진술했다.

(6) 폭행 및 상해(#6)

폭력범죄로 복역한 남성이 출소한 지 10여일 만에, 01시경 “누군가 나를 죽이려 한다”며, 주차된 승용차 유리 등을 알루미늄 밀대로 내리쳤고, 16시경에는 절에 찾아가 소란을 피웠으며, 이틀 뒤 03시경에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요양병원에 들어가 옷을 벗어 성기를 내보이고, 소화기를 분사하고 내던졌으며, 간호사를 발로 차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전치 2주의 타박상). 체포되어 조사를 받던 중에도 바지를 벗고, 바닥에 있는 휴지를 주워 먹으며, 경찰관을 향해 소변을 보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교도소 수감 중에는 “내 몸에 폭탄이 있다, 나는 예수다, 저놈을 체포하라”는 등 횡설수설하며, 벽에 머리를 들이박는 등 자해했고, 변기통에 팔을 집어넣어 교도관에게 오물을 뿌리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2. 소아기호증

소아를 대상으로 성욕을 추구하는 심리장애인 소아기호증은 사춘기 이전(일반적으로 13세 이하)의 소아에 대해 지속적인 성적 환상, 성적 충동, 성적 행동이 발현되는 것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소아에게만 성적 끌림이 있는 경우를 배타적 유형(폐쇄형)이라 하고, 소아는 물론 성인에게도 성적 끌림이 있다면 비배타적 유형(비폐쇄형)으로 분류한다[9]. 아동 대상의 성범죄는 대중의 분노와 함께 심각한 사회불안을 초래할 수 있고, 형사책임능력에 관한 민감한 갈등의 소재를 내포하므로, 소아기호증으로 진단된 범죄자의 범죄행위의 내용과 특징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19건의 판례에서 소아기호증은 3건이었고, 피해자는 6세 여아부터 초등생, 여중생, 여고생을 포함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수는 각각 1명, 7명, 12명이었다. 그중 1건에서 살해의 시도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3건 모두에서 피해자의 사망은 없었다. 소아기호증의 진단은 3건 모두 재판 중에 정신감정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두 피고인(#8, #9)에게서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동반이 확인되었다. 아동 강간의 전과는 2건(#7, #9)에서 확인되고, #8 판례는 아동성범죄가 드러난 첫 범행이었으나, 피해자의 나이가 가장 어렸고(6세), 피해자의 살해를 시도한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들 3건에서의 범죄행위의 세부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범죄유형, 피해자에 대한 접근 및 통제 방법, 범행도구, 범행 중의 이상행동, 범행 횟수 및 범행 장소, 진술에서 드러나는 개인사적 배경, 과거 범죄 전력을 살펴보았다. 3건의 범죄유형은 소아강간과 함께, 상해 및 강도(#7), 약취 및 살인미수(#8), 주거침입(#9)이었다. 피해자에 대한 접근 방법을 보면, #7 판례는 길에 혼자 있는 아이들에게 접근해서 돈(천원)을 주고 사람을 찾아달라며 인적이 없는 곳으로 유인했고, #9 판례는 홀로 귀가하는 아이를 뒤따라가 집을 보러온 것처럼 속여 문을 열게 하거나(1차 범행), 창문을 통해 침입(2차 범행)했으며, #8 판례는 면식이 있는 이웃 가정집에 침입하여 자고 있던 아이를 안고 나왔다(약취). 범행 중에 피해 아동을 통제하는 방법은, 언어적 위협, 흉기를 이용한 위협, 도구를 이용한 결박이었는데, 가족을 죽이거나 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하거나(#7, #9), 목을 조르고 얼굴(뺨)을 때리고 문구용 칼로 위협하거나(#7), 넥타이로 양손을 묶었으며(#9), 잠결에 누구냐고 묻는 피해 아동에게 삼촌이라고 속이고, 목을 졸라 억압하기도 했다(#8).

범행 중에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건도 있다. #8 피고인은 아이의 볼과 손목을 깨물고, 목을 졸랐으며, 법원은 이를 아이를 억압하고 성욕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시하고 있다. #9 피고인은 성폭행 범행의 전과 중에 남성 성기 모형의 성기구를 사용한 전력이 있었다. 이들 두 피고인의 공통점은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진단받았다는 것이고, 법원은 이들의 행동을 가학적 행위라고 설시하고 있다. 아동과의 성행위를 통한 욕구 충족은 그 자체가 가학적 행위일 수 밖에 없고, 소아기호증이 변태 성욕, 그중에서도 특히 가학증(sadism)과 빈번히 공병된다는 보고[11]나, 성범죄 중의 가학적 행위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이 범죄자에게는 성적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점[12]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범행 횟수 및 범행 장소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데, 2건이 아동 대상 연쇄강간이었다. #7 피고인은 1년여에 걸쳐 12회 범행했고, 범행의 장소는 모두 아파트 옥상이었다. #9 피고인은 약 4개월에 걸쳐 7회 범행했고, 범행의 장소는 피해아동의 집 또는 근처 빈집이었다. 반면 #8 피고인은 판례 사건이 첫 범행이었고, 장소는 피해자의 집 근처 공터(다리 밑)였다.

이들의 진술 중에서 아동 대상 성범죄에 관한 개인사적 배경이 드러나기도 한다. #7 피고인은 중학생 때 9세 여아를 강간하여 학교를 더 다니지 못하게 되었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로부터 성적 폭행을 당했으며, 그 후부터 지속적으로 나이 어린 여아에 대하여만 성욕을 느끼고, 소녀와의 성행위 내지 성적 공상에 탐닉하여 왔다고 진술했다. #7 피고인에게서 주목되는 점은 (1) 결혼하여 아들을 두고 있고, (2) 아동 대상의 성범죄 전력이 있으며, (3) 이후 소아기호증에 대한 치료 노력이 없었고, (4) 범행 당시 정신병적 증상이 없었다는 것이고, 그러한 사항들은 대법원이 심신미약을 부정하는 이유가 되었다. #9 피고인은 초등학교 때부터 음란물, 성매매 등의 경험으로 부적절하게 성에 노출되었고, 지병(천식) 때문에 정신기능이 약해서 인내심이 없고 자신을 다스릴 능력도 없어진 것 같으며, 외롭고 힘들어서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성욕을 절제할 수 없어 강간 범행을 하게 되는데, 다루기 쉬운 아동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8 피고인은 평소 여아를 대상으로 한 음란동영상을 즐겨보았고, 아동 포르노를 보면서 여아와의 성관계 충동을 반복적으로 느꼈다고 하면서도, 또한 성인 여성에 대한 성적 충동 및 욕구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하여, 정신감정서는 성인 여성과의 관계에서 성행위를 적절히 수행하지 못 할까봐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술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이유를 피상적으로만 설명하고 있을 뿐으로, 그들의 이상성욕의 원인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되지는 못하며, 그보다는 오히려 성욕의 대상으로서 아동이 접근과 통제가 쉽기 때문이었을 것이란 추론에 더 무게가 실리게 하고 있다.

과거 범죄 전력에는, 12세 여아에 대한 강간치상(징역 4년) (#9), 13세 미만 강간(징역 5년) (#7)의 전과가 있었고, #8 피고인은 아동성범죄가 아닌 절도의 전과(벌금형, 2회)가 있었다.

(1) 12명의 아동 연쇄강간(#7)

미성년자 강간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30대 후반의 남성이 출소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무렵부터, 다시 약 1년에 걸쳐 초등생 여아 12명을 강간했다. 아파트 부근 길가에 혼자 있는 아이들에게 사람을 찾아 달라고 부탁하며 유인한 후 아파트 옥상 등 인적이 없는 곳으로 끌고 가, 얼굴을 손으로 때리고, 문구용 칼로 위협하거나, 죽일 거라고 협박하며 반항을 억압하고, 강간했다. 세 도시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반복했고, 범행의 시각은 대개 12시-18시였다. 사전에 장소를 물색하고, 모자를 착용해 얼굴을 가리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실행했다.

(2) 6세 여아 강간(#8)

평소 아동과의 성관계를 상상해온 남성(23세)은 술을 마시고 피시방에 갔다가 피해 아동의 모와 마주쳤고, 대화 중 피해 아동의 부가 술에 취해 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피해 아동의 집으로 가서, 잠겨있지 않은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01:30경) 자고 있던 아동을 이불 채로 안고 나왔다. 근처 대교 아래 공터에서 손가락을 질에 집어넣어 심하게 흔들고, 볼과 손목 부위를 깨물기도 했으며,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고 강간했다. 반항을 억압하고 쾌락을 느끼기 위해 목을 조르기도했고, 신고를 막기 위해 죽일 의도로 목을 10초에서 15초 정도 세게 졸랐으며, 아동이 의식을 잃자, 죽었다고 오인한 채 현장을 벗어났다. 도주 비용 마련을 위해 인근 가게에 들어가 현금 30만원과 담배를 훔쳐, 근처 도시로 도주하여 찜질방과 피시방 등을 전전하다가 체포되었고, 범행을 자백했다.

(3) 아동(2명) 강간(#9)

아동 성폭력 전과를 가진 남성은 16시경 하교하는 여중생(14세)을 뒤따라가, 집을 보러 온 척하며 문을 열게 한 후 방으로 끌고 가, 옷장에 있던 넥타이로 양손을 뒤로 묶어 반항을 억압하고, 주변 빈집으로 끌고 간 후, 신고하면 가족까지 다 죽인다고 협박하며 강간했다. 두 달 후, 15시경 다른 아동(11세)의 집에 침입하여, 옷장에 있던 넥타이로 손과 발을 묶어 반항을 억압하고, 강간했다. 동일 수법의 여아 대상 성폭력(5회)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동일 기간 동안의 추가 범죄가 발각되어 재판이 이루어졌던 것이고, 9년 전에도 12세 여아에 대한 성폭력의 전과(징역 4년)가 있었다.

3. 지적장애

지적장애는 낮은 지능(IQ 70 이하)과 적응 기능(개념적, 사회적, 실제적 영역)의 결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장애로[9], 범죄와의 관련성이 크게 주목받지는 않지만, 범죄 중에서는 성범죄와 폭력범죄의 비율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13,14]. 분석한 19건의 판례에서는 3건이 여기에 속했고, #10, #11 판례는 이미 지적장애로 진단받은 상태였던 반면, #17 판례의 두 피고인은 재판 중의 정신감정에서 각각 정신지체와 경계선 수준의 지능으로 확인되었다.

이들 사건에서 범죄유형, 가해 흉기 및 가해(손상) 부위, 범행 당시 음주 여부, 과도한 공격성 또는 충동성, 범행 후의 특이행동 등을 살펴보았다. 범죄유형은 살인(#10, #11, #17), 강간(#11), 감금-폭행-가혹행위(#17)였다. 가해 흉기 및 가해(손상) 부위를 보면, #10 판례는 목을 조르고, 과도로 상복부를 찔렀으며(1회), #17 판례는 빨래 건조대, 빈병, 주먹, 드라이버, 라이터, 망치 등 여러 도구를 사용하여, 반복적으로 폭행 및 가혹행위를 했고, 가해 부위는 머리, 목, 허벅지, 음부였다. #11 판례는 도구의 사용은 없이 손과 발로 얼굴을 포함한 전신을 무차별 구타(속발성 쇼크사)했다.

범행 당시 음주 여부를 살펴보면, 2건이 관련되는데 술자리 중의 다툼이 촉발요인이 되어 벌어진 우발적 살인(#10)과 만취 상태에서 강간 목적으로 피해자를 물색하던 중 마주친 여성을 강간-살해(#11)한 사건이었다. 일반적으로 지적장애인들은 음주를 즐기지 않지만, 음주를 하는 절반 정도에서는 알코올 남용(misuse)에 이를 정도의 과도한 음주를 하기도 한다[15]. 음주는 개인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 도덕적 억제를 느슨하게 함으로써 개인적 통제를 잃고 폭력적 행동을 자행하게 하는데[16], 이러한 탈억제를 통해 평소 억압되었던 행동이 활성화되게 된다[17].

범행 중에 과도한 공격성이나 충동성을 보이는 사례들이 있고, 관련 사건을 살펴보면, #17 판례는 동거 중이던 세 남녀 사이에서 불화가 생겨, 그중 한 명(여자)을 대상으로 다른 두 사람이 폭력을 행사하고, 감금해 둔 채(45일간),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를 가하여 피해자를 사망(췌장 파열)하게 했고, #11 판례는 만취 상태에서 성폭행을 목적으로 대상을 물색하던 중, 혼자 길을 걷던 여성을 손과 발로 무차별 구타하고 강간했으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이었다.

지적장애 범죄자의 범행 후의 행동에 관한 정보는 2건에서 드러나고 있는데, #10 피고인은 자신의 살인 범행을 감춘 채 사망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11 피고인은 범행 중에 입은 상처(무릎)의 치료를 위해 119에 신고하여 응급실에 가기도 했다. 결국 병원 방문을 통해 신원이 노출되어 체포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간-살인이라는 중대범죄 후에 자신의 신원을 감출 필요성을 고려하지 못한 무모한 행동으로 평가될 수 있다.

(1) 살인(#10)

경도 지적장애(3급)인 남성은 이웃 노인(80대)과 술친구로 지내며 자주 술자리를 가져왔는데, 노인의 술버릇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사건 당일(17시경)에도 술버릇이 반복되자 남성은 짜증이나 자리를 피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자 격분하여 노인을 손으로 밀어 넘어뜨린 후 올라타 목을 조르고, 노인이 실신하자 주방에서 과도를 가져와 옷을 걷어 올린 후 복부를 찔러 사망(복대동맥 자창에 의한 실혈)하게 했다. 범행을 감춘 채 노인의 사망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발각되어 체포되었다.

(2) 음주와 강간·살인(#11)

지적장애 1급인 남성(28세)은 만취 상태에서 성적 충동에 사로잡혀 아무 여자라도 강간할 작정으로 밤길을 헤매고 돌아다니다가, 04시경 혼자 길을 걷는 여성을 발견하고 뒤따라가 인적이 없는 골목길 어귀에서 달려들어 손과 발로 때리고 짓밟아 얼굴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폭행하고, 전신이 피로 뒤덮인 피해자를 강간했다. 피해자는 속발성 쇼크로 사망했다. 옷과 신발이 피투성이인 채로, 동네를 배회하다 연유를 묻는 지인에게 술을 먹다 집단구타를 당했다고 둘러대고는, 범행 중에 다친 무릎에 통증을 느껴, 같은 날 05시경 직접 119 구급대를 불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고, 그때 남긴 이름과 연락처가 단서가 되어 검거되었다.

(3) 감금 및 살인 (#17)

1년간 교제해왔던 남성A(19세)와 여성B(22세)는 B의 친구C(여, 22세)를 알게 되어 셋이 동거하게 되었다. 동거 중 B와 불화가 있었고, A는 B가 자신의 계부와 성관계를 했다고 단정하고, 앙심을 품고 있던 중, 어느 날 말다툼 끝에, 격분하여 주먹으로 얼굴과 옆구리를 수차례 때렸다. 얼굴에 구타 흔적이 생기자 신고하지 못하도록 옷을 벗겨 감금(45일간)했고, 주먹으로 얼굴과 옆구리 등을 때리고, 빨래 건조대로 허벅지를 가격하고, 빈병으로 머리와 얼굴을 때리는 등의 폭행을 가했다. 또한 드라이버로 목을 긋고, 라이터로 음모와 겨드랑이털을 태웠으며, 망치로 허벅지와 음부를 때리기도 했다. B는 췌장파열로 사망했다.

4. 성격장애(의증 포함)

성격이란 특징적이고 일관적인 행동 양식을 말하는데, 개인마다 독특함을 가지므로 개성이라고 표현되기도 하며, 그것이 개성의 범위를 넘어서 병적 수준에 이르면 성격장애라고 한다. 성격장애는 (1) 개인의 지속적인 내적 경험과 행동 양식이 그가 속한 사회의 문화적 기대에 심하게 벗어나며, 인지, 정동, 대인관계 기능, 충동조절 등의 영역에서 이상(異常)을 보이고, (2) 고정된 행동 양식이 융통성이 없으면서 개인생활과 사회생활 전반에 넓게 퍼져있으며, (3) 고정된 행동 양식이 중요한 영역(사회적·직업적 영역 등)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기능의 장애를 초래한다[18]. DSM-5에서는 성격장애를 반사회성, 경계선, 편집성, 강박성 성격장애 등 10가지 하위유형으로 분류한다[9].

분석한 판례에서는 두 유형의 성격장애가 관련되는데, 비사회성 성격장애와 특정불능 성격장애가 그것이다. ‘특정불능 성격장애’는 DSM-5에서는 ‘명시되지 않은 성격장애(Unspecified Personality Disorder)’로 분류되는, 매우 드물고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장애로서, 사회적, 직업적, 그리고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일으키는 성격장애의 특징적인 증상들이 두드러지지만, 기존 성격장애의 진단 분류 중 어느 장애의 기준에도 완전히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에 적용된다[9]. 한편 비사회성 성격장애는 DSM-5에서는 반사회성 성격장애로 분류되는데, 여기서 정의하는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디른 사람들의 권리를 무시하거나 침해하고,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하며, 충동적이고 불안정하고 공격적이며,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무시하는 무모성을 보이고, 극도로 무책임하면서 피상적인 자기합리화에 능하다. 부수적 특징으로는 공감능력의 결여, 타인의 감정과 권리와 고통에 대한 냉담과 냉소적 성향, 타인에 대한 착취성향을 보인다[9]. 또한 흔히 성적으로 난잡하고, 배우자나 소아를 학대하며, 이러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19]. 다른 한 판례(#18)는, 불안정하고 급변하며 피상적인 감정,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성향, 상황에 대한 판단이나두려움 없이 대담하게 행동하는 모습, 타인의 동기나 의도를 개의치 않고 자신의 욕구에만 초점을 맞춰 행동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판결문의 내용에 비추어,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특징이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정신감정이 실시되지 않았고, 성격장애의 병력이 확인된 바도 없어, 의증으로 분류하고 연구에 포함시켰다.

성격장애 관련 범죄에서 범죄유형, 범행도구와 가해 흉기, 도구의 사전 준비 여부, 가해 부위 및 횟수, 범행 후 행동, 범행동기를 살펴보았다. 3건의 범죄유형은 살인(#13, #18), 강간(#12, #18)이었다. 범행도구와 흉기를 보면, #18 피고인은 락카(얼굴에 뿌려 피해자 제압), 밀가루(혈흔 제거) 등의 도구, 그리고 가해 목적으로 망치와 칼을 사용했고, #12 피고인은 위협 목적으로 칼을 사용했다. 이들 두 피고인은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했던 반면, #13 피고인은 부대내 총기 보관함의 무기를 사용했다.

가해 부위 및 횟수를 살펴보면, #18 피고인은 2명의 피해자에 대해 1명은 얼굴(7회)과 머리(8회)를 가해했고, 다른 1명에 대해서는 머리, 얼굴, 가슴 부위를 가해(수회)했다. #13 피고인은 소총을 무차별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져, 5명의 소초원을 살상하고, 7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들 두 사건에서 칼과 망치로 피해자들의 얼굴을 공격한 것과 치명적인 무기인 소총과 수류탄을 사용한 점에 비추어보면, 이들의 범행은 살인에 대한 적극적 의사와 비정상적인 분노 내지는 극단적인 정서반응이 드러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판결문에 기재된 범행 후 행동을 보면, #13 피고인은 부대를 빠져나가 근처 산으로 도주했는데, 그 과정에서 마주친 수색대를 태연한 거짓말로 따돌리고(다른 부대 초병이라 둘러대고, 오히려 무슨 훈련을 하느냐고 반문), 낙엽을 이용해 발자국을 지우는 등 극한의 태연함과 치밀함을 보였으며, 수색대와 대치 끝에 감옥에 가기는 싫다며 소총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18 피고인은 범행 후 자기 집으로 갔고, 도중에 술과 칼을 샀으며, 술을 마시고 집에서 잠을 자다 체포되었는데, 칼을 산 이유를 추가 범행을 위해서라고 진술했다.

판결문에 드러난 진술 중에는 범행동기를 추론하게 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13 판례는 자신을 비하하고 경멸하는 그림에 격분하여, 비참하고 억울한 감정에 빠져 이성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이렇게 살 바에야 다 죽이고 나도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18 판례는 사귀던 연인을 폭행한 사건으로 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또한 연인의 부모가 자기 부모에게 항의하며 자신의 잘못을 노출시킨 것에 대해 악감정을 품고 살해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1) 강간(#12)

어머니를 때리고, 여동생을 강간(2회)하여 의료소년원에 수감되고, 재판 중에 양극성 장애로 진단받았던 남성(21세 추정)이 출소 다음 날 자신의 동네에서 귀가하는 여학생을 뒤따라가 소지하고 있던 칼로 위협하며 옥상으로 끌고 가려다가 미수에 그쳤고, 같은 날 다른 여학생을 동일한 수법으로 옥상으로 끌고 가 강간했다. 재판 중의 정신감정을 통해 비사회적 인격장애로 진단되었고, 과거 충동조절의 장애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2) 총기 난사(#13)

우울증세로 인해 관리대상(B급)이었던 L병장은 소초원들과 불화를 겪으며, 자신이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생각하던 중, 순찰일지에 그려진 자신을 비하하는 그림을 보고 격분, 비참하고 억울한 감정에 빠져 ‘이렇게 살 바에야 다 죽이고 나도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범행을 결심했다. 20시경 총기와 수류탄을 챙겨, 소초원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K-2 소총을 난사했으며,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 범행 후 도주 중에 수색대와 마주쳤지만 상황전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리라는 점에 착안,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고, 낙엽으로 발자국을 지우는 등 치밀한 도주행각을 벌였다. 다음 날 15시경 결국 수색대와 대치하여 투항을 권유받고, 부모와 통화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여, 건네받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범행이 최소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기사를 검색해보고, 평생 감옥에 가기는 싫다며 왼쪽 가슴에 총을 발사하여 자살을 시도했고, 미수에 그쳐 체포되었다.

(3) 전 연인의 양친 살해 및 전 연인 준강간 (#18)

대학 동아리에서 만나 두 달간 교제하던 A(24세)과 B여성(19세)은, A의 폭행으로 B가 결별을 요구했으나, A가 놓아주지 않아 상황이 악화되었고, 폭행 사실이 부모와 학교에도 알려져 부모로부터 꾸중을 듣고, 동아리 회장직에서도 물러나게 되었다. A는 따지기 위해 B를 찾아갔고, B의 부모가 다시 A 의 부모에게 항의하여, A는 자신의 부모로부터 더욱 심한 질책을 받자, B의 부모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배관공으로 위장하여 침입하기로 계획하고 망치와 칼 등의 도구를 범행 약 10일 전부터 준비했다. 범행 당일, 배관공으로 위장하고 17시경 1차 방문하여 집안 내부를 살폈고, 18시경에 다시 들어가 B의 어머니를 화장실로 유인한 뒤, 락카를 얼굴에 분사하고 머리와 얼굴 등을 칼로 찌르고(7회) 망치로 내리쳐(8회) 살해했다. 이를 보고 도망치는 B의 아버지를 뒤따라가 망치로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하고, 칼로 머리와 흉부 등을 마구 찔러 살해했다. 이어, 현장에서 술을 마시고 B의 어머니의 핸드폰 문자를 이용해 B의 귀가를 종용하고, 00시경 귀가한 B에게 그간의 상황에 대해 잘못을 빌도록 했으며, 부모를 살려줄 것처럼 속여 1회 간음했다. 범행 후 자신의 자취방에서 술을 마신 채 잠을 자다 체포되었다.

5. 우울증 및 기타

우울증은 범죄와의 관련성보다 자살 또는 자해의 위험성이 더 주목을 받고 있는데, 자살자의 60%-70%에서[20], 자해 환자의 70%에서[21]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Eliason [22]은 남성 가해자들에 의한 살해 후 자살(murder-suicide) 사건에서 우울증과의 관련성이 높다고 하였고, Fazel 등[23]은 3년에 걸친 우울증 환자(793명)의 추적 관찰에서, 일반 인구에 비해 폭력범죄의 위험이 3배 높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자살, 자해는 물론 살해 후 자살, 폭력범죄와 관련해서도 우울증과의 관련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석한 판례에서 ‘우울증’의 진단은 1건(#14)이지만, ‘우울증’과 함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및 충동조절장애’(#16), ‘적응장애 및 정신병적 양상 동반’(#19), ‘피해망상적 사고 및 음주’(#15)가 공병된 판례가 3건으로, 이들 4건의 판례를 ‘우울증 및 기타’로 분류했다. 그중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with Psychotic Features)’(#19)는 우울장애의 드문 아형으로서, 우울장애와 함께 망상 및/또는 환각을 보이는 것이 주요 특징이며[9], 비정신병적(nonpsychotic) 우울장애에 비해 더 심각한 수준의 신경인지기능의 손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4]. 이 사건 피고인(#19)은 적응장애의 진단도 함께 받고 있는데, 적응장애란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정서적 또는 행동적 증상이 스트레스 요인의 심각도에 비해 현저한 고통을 야기하고, 사회적, 직업적 기능에 현저한 손상을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9].

분석한 판례에서 우울증 관련 사건의 범죄유형, 동반 진단명, 가해 흉기 및 손상 부위, 범행의 준비, 범행 전의 관계갈등 및 관심사, 범행 전후의 특이행동을 살펴보았다. 범죄유형은 방화, 살인, 시체손괴였다. 가해 흉기와 손상 부위를 살펴보면, #14 (우울증) 판례는 휘발유와 점화기를 이용한 방화 (23시경, 인명피해 없음), #15 (피해망상적 사고, 우울증 및 음주) 판례는 손과 발로 구타하여 사망 (다발성 늑골골절), #16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판례는 아령으로 머리를 내리쳐(약 3회) 살해, #19 (적응장애와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우울장애) 판례는 충전기 줄로 목 졸라 살해한 것이었다.

범행도구나 흉기의 준비, 범행 장소의 사전 답사는 범죄의 계획성을 드러내는 행위일 수 있는데, 2건에서 이와 관련한 행동이 포착되고 있다. #14 판례는 독서실에 일일회원으로 등록하면서 범행 장소를 답사한 후, 휘발유와 점화기를 준비했고, #19 판례는 여행객으로 변장하고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15와 #16 판례는 부부 사이의 범행으로, 거주지에서 발생한 것이며, 범행의 사전 준비나 계획은 없었다.

범행 전의 관계갈등이나 피해의식, 특이한 관심사가 범행의 동기가 되거나 촉발사건이 되기도 한다. 판례의 기재 내용을 보면, #15 판례는 여권과 여행가방을 챙겨 나가는 아내를 보고 사기결혼을 당한 것이라는 피해의식에 무차별 구타했고, #16 판례는 10년간 이어져 온 폭력으로 남편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려 오던 중, 친정 식구들을 비하하고 모욕하는 말과 함께 친정식구들을 죽이겠다는 남편의 위협적 발언이 표면적으로는 사건을 촉발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19 판례는 살인, 인육 등 잔혹한 소재의 드라마에 심취해 있었고, 범죄조직을 주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살인에 관한 상황극에 몰두해 있었으며, 이를 현실에서 실행해보고자 하는 욕구에 살인을 실행한 것이었다.

범행 중 특이행동은 범행을 통해 충족시키고자 하는 범죄자의 은밀한 환상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것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행동을 분석할 필요가 있는데, #19 판례는 상반신과 하반신을 절단하고, 새끼손가락, 대퇴 피부, 폐의 일부를 잘라내 따로 보관했으며, 그 일부를 공범에게 전달했다. 시체의 절단 행위는 시체유기를 용이하게 하고자 함이 일차적인 목적일 수 있지만, 은밀한 환상의 충족을 위한 이상행동일 수 있음에도 주목해야 하고, 그 의미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1) 우울증과 방화(#14)

우울증으로 치료받던 남학생(10대 후반)이 자살을 결심, 혼자 죽기는 무섭고 외로워 독서실에 방화, 이용 중인 학생들과 함께 죽으려고 계획했다. 먼저 일일 회원으로 등록하여 내부를 살피고, 범행 3일 전 휘발유와 점화기를 샀으며, 23시경 방화했다.

(2) 음주 및 피해망상적 사고와 베트남 신부 살해(#15)

40대 남성이 국제결혼업체를 통해 베트남 여성(19세)과 결혼한 지 1개월 후, 사건일 21시경 술을 마신 후 귀가해서 여행 가방과 여권을 챙겨 나가는 아내를 보고, 사기 결혼을 당했다는 생각에 손과 발로 무차별 구타(다발성 늑골골절)하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

(3)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및 충동조절장애와 남편 살해(#16)

10여 년간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해오던 중, 범행 당일 술을 마시고 귀가한 남편이 또 다시 친정가족에 대한 모욕적이고 위협적인 폭언과 함께 폭력을 휘두르자 화장실에 피신했다가, 02시경 거실에서 잠든 남편을 보고 그간의 분노감과 적대감이 폭발하여 머리를 철제 아령으로 내리쳐서(약 3회) 살해(두개골 분쇄골절)했다.

(4) 적응장애와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우울장애와 초등생 살해 및 시체손괴(#19)

적응장애와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우울장애로 치료를 받고, 학교생활 적응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자퇴한 A (여, 18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람을 죽여봤다는 상황극에 빠져있었고, 허구적인 상황극 활동을 실제 살인으로 실행하고자 했다. 엄마의 옷과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캐리어를 끌고 나가 여행객으로 위장한 채, 12시경 집 주변 초등학교 부근을 배회하며 대상을 물색하던 중, 전화기를 빌려 달라며 다가온 피해 아동을 자기 집으로 유인하여 충전기 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시체를 화장실로 옮겨 주방용 칼로 새끼손가락, 대퇴 피부, 폐 일부를 도려내어 보관하고, 상반신과 하반신을 절단했으며, 절단된 상-하반신은 봉투에 넣어 자신이 사는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 나머지 장기와 조직은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날 저녁,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범행의 실행 내내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공범(여, 21세)을 만나 보관해둔 조직의 일부를 건네주었다.

고 찰

모든 범죄가 사회의 평온을 깨뜨리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이 될 것이지만, ‘묻지마 범죄’나 혐오범죄라고 명명되는 범죄는 그로 인한 불안이 더욱 증폭될 수 밖에 없고, 정신질환 관련 범죄도 그 본질적 특성에 의해서건, 오해에 의해서건 심각한 갈등과 우려를 야기하기 쉽다. 그러한 현실적 위협이나 오해로 인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범죄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그들 범죄의 주요 특징을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이미 발생한 사건에서 범죄행동의 특징과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파악해낼 수 있다면, 범죄의 발생 환경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범죄의 예방, 수사 단계에서의 용의자 특정, 범죄자들의 사후 관리에도 효율적인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상심리 상태에서 행해진 범죄는 그 전과정에서 모호하지만 나름의 특징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부류의 범죄에 대한 폭넓은 분석을 통해 관련 특징을 수집하여 유형화하고 자료화할 수 있다면, 범죄 대응과 예방의 관점에서 매우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분석한 19건에서 가해(손상) 부위가 드러난 사건을 정리해보면, 얼굴(7건), 목(7건), 머리(6건), 가슴(4건), 옆구리(2건), 복부(2건), 허벅지(2건) 순이었고, 그밖에는 손목, 음부 등이 포함되었다. 공격의 목표 부위는 범행의 동기나 살해의 적극적 의사를 드러낼 수 있으므로 가해(손상) 부위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크다. 살인 범죄에서 드러난 가해 부위는 얼굴, 머리, 목, 가슴, 배 등으로 치명성이 높은 부위였다. 얼굴을 공격한 7건 중 4건에서 가해자-피해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피해자가 자신을 괴롭힌다는 피해망상(#3, #5), 자신의 잘못을 노출시킨 피해자에 대한 악감정(#18), 외도에 대한 분노(#17) 등이 원인이었다. 특히 #17 판례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의 계부와 성적 관계를 맺었다는 의심이 촉발요인이 되었고, 그 판례에서는 얼굴뿐 아니라 음부에도 가해가 이루어졌는데, 음부에 대한 가해는 계부와의 성관계라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분노와 처벌, 응징의 심리가 담긴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분석한 판례에서 범행의 도구는 다양한데, 직접적인 가해를 위한 도구도 있고, 제압을 위한 도구도 있으며, 가혹행위나 시체손괴에 사용된 도구도 있다. 가해자의 신체(손과 발) (9건)와 칼(7건)이 가장 많았고, 끈류(3건), 막대류(2건), 망치(2건), 방화 도구(휘발유와 라이터, 2건), 그밖에 승용차, 소총 및 수류탄, 락카 및 밀가루, 철제 아령, 빨래 건조대, 빈병, 드라이버 등이었다. 이중 피해자를 억압 또는 제압하기 위한 도구로는 칼, 끈(넥타이-결박), 락카 등이고, 가혹행위에 사용된 도구는 빨래 건조대, 빈병, 드라이버, 라이터, 망치 등이며, 시체손괴에는 주방용 칼이 사용되었다.

범행의 도구와 관련하여, 가해 흉기와 그것을 사전에 준비했는지의 여부는 범죄의 계획성을 추론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 19건 중 5건에서 도구의 사전 준비가 있었는데, 2건에서 칼을, 1건에서 칼, 망치와 함께 락카, 밀가루를, 1건에서 방화도구와 칼을, 1건에서 방화도구를 준비했다. 도구의 준비 시점은 몇 시간 내지 한 달 전이었다. 범행의 계획성을 추론함에 있어, 범행 장소의 사전 답사도 주요한 정보가 된다. 19건 판례 중 4건에 적시된 관련 행동을 보면, 범행 장소 근처의 CCTV 확인(#7), 침입할 장소의 인적 확인(#9), 범행장소에의 사전방문(일일 회원 등록) 및 정황 탐지(#14), 배관공으로 위장한 현장 답사(#18), 여행객으로 위장한 범행 대상 물색(#19) 등이 있다.

반면, 범행 후 은폐 시도가 드러난 사건은 2건으로, 자신의 범행을 감춘 채 경찰에 신고(#10, 지적장애), 시체를 옥상의 물탱크와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19,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우울장애 및 적응장애)한 것이다. 그밖에 범행의 은폐 시도가 있다고 볼 만한 사건은 없었고, 따라서 정신질환 관련 범죄에서 범행의 은폐 시도는 주목할만한 특징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조현병 관련 범죄에서 범행의 시각도 의미 있는 특징을 보이는데, 6건 중 4건이 새벽 시간대의 범행이었다. 02시경 산에 올라가 05시경 마주친 피해자를 살해했거나, 04시경 자기 집에 방화한 후 대피하는 주민들을 살해했으며, 06시경 모친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남은 한 건은 01시경 주차된 차량을 파손하고, 03시경 요양병원에 들어가 폭력을 행사했다. 조현병 환자의 80%가 수면장애를 겪는다는 보고[10]에 비추어, 새벽 시간의 범행 경향은 조현병 관련 범죄의 특징이 될 수 있고, 그것은 조현병 환자의 수면장애와 관련되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3건의 소아기호증 판례에서 2건은 연쇄 아동성범죄였다.여기서 범행 수법의 일관성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총 12회의 범행을 한 #7 판례는 돈(천원)을 주며 사람을 찾아달라고 부탁하면서 인적이 없는 장소로 유인했고, 총 7회의 범행을 한 #9 판례는 홀로 귀가하는 아이를 뒤따라가 집에 침입한 후, 넥타이나 끈을 사용하여 손목을 뒤로 묶고 범행했다. 2명의 피고인 모두 아동성범죄의 전과가 있었는데, 이와 같이 아동 대상의 연쇄성범죄가 동종의 전과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이들의 재범 위험성을 드러내는 주요 정보로 간주되어야 한다.

소아기호증 판례에서 피해아동의 연령은 6세부터 18세까지 걸쳐 있다. 가해자들이 범행 대상을 선정함에 있어, 성적으로 미성숙해 보이는 외모가 일차적인 고려 사항이 되는 것이지, 피해 아동의 구체적인 나이를 확인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사춘기 이전(13세 이하)이라는 소아기호증의 진단 기준은 현실 속에서의 아동성폭행 사건에 있어 상당한 혼선을 초래할 여지가 있다. 그래서 아동 대상의 성범죄를 하위범주로 나누어, 사춘기 아동(13세-16세)에 대한 성적 끌림을 헤베필리아(hebephilia)로[25], 5세 이하 아동에 대한 성적 끌림을 인판토필리아(infantophilia)로 분류하기도 한다[26]. Abel과 Harlow [27]는 소아기호증 성인 남성으로 2,429명을 대상으로 분류했더니, 7%만이 배타적 유형(폐쇄형)이었고, 대부분이 비배타적 유형(비폐쇄형)이었다고 보고했다. 이렇듯 소아만을 대상으로 성적 끌림을 갖는 경우보다 소아와 성인을 모두를 대상으로 성적 끌림을 보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으므로, 소아기호증 진단 및 이와 관련한 책임능력 판단을 위한 더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아동에 대한 성폭행 중에 사용된 도구에도 주목해야 한다. #9 판례의 경우, 과거 범죄를 포함하여 아동 대상 7차례의 성폭행에서 피해자의 손발을 넥타이나 끈으로 결박하고 범행했다. 범행의 장소가 피해자들의 집임을 고려하면, 현장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그러한 도구의 선택에 가해자의 심리적 의미가 담길 수 있음도 고려되어야 한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넥타이는 칼, 뱀 등과 함께 남근(phallus)의 상징이 되므로[28], 거기에 근거한다면, 낮은 자존감과 빈약한 남성성을 보상하고자 하는 시도로써 넥타이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전개될 수 있다.

일반적인 범죄자의 범행 후 행동은, 현장을 벗어나거나, 혹은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 통상적일 것이나, 일부 판례에서는 범행 후,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보이는 사례가 있고, 때로는 거기서 가해자의 치밀함, 교묘함, 흉악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두 판례(#13, #18)를 주목하게 된다. #13 판례는 소초원들을 살해하고, 현장에서 도주하는 행태에서 예사롭지 않은 태연함과 치밀함을 보였다. 판례의 기재 내용을 보면, 중간에 6회 가량 수색대를 마주쳤으나 다른 부대 초병이라고 둘러대고 태연하게 경례를 붙이며 능란한 임기응변식 답변으로 상황을 모면하고, 자신의 발자국을 따라 수색대가 추적해 올 것을 예상하고, 낙엽으로 발자국을 지우며 산 능선을 따라 이동했다. 결국 수색대와 대치하던 중 부모님과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핸드폰을 건네받고 보도기사를 검색하다 자신에게 무기징역이 예상된다는 기사를 보고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갇힐 것이라는 절망감에 자살을 시도했다. #18 판례는 전 연인의 양친을 살해하고, 현장에서 피해자의 궁박을 이용하여 준강간했으며, 피해자가 창문으로 뛰어내려 탈출하자, 범행 장소를 벗어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고, 귀갓길에 마트에 들러 술과 칼을 샀다. 칼을 산 이유에 대해 피해자는, 피고인이 주변 사람들과 동아리원들을 대상으로 추가범행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두 피고인에게서 주목을 끄는 또 다른 특징은, 무장한 소초원들이 있어 범행의 실행에서 자신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교통통제소를 먼저 공격했고(#13), 전 연인의 양친을 살해한 현장에서 살해된 모친의 휴대폰 문자를 이용해 모친인 척 속이면서 그녀의 귀가를 종용(#18)할 정도로 차분하고, 치밀하고, 영악스럽게 범행했다는 것이다. 반면, #12 피고인은 출소한 바로 다음 날 범행을 시도했고, 그것이 미수에 그치자 같은 날 다른 피해자를 대상으로 다시 범행을 시도하여 완수했다는 점에서 성욕에 대한 극단적 집착이 드러나고 있으므로, 그의 성적 욕구와 심리구조에 대한 전문가의 검사와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범행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특이행동을 보인 사건도 있다. #19 판례는 시체를 절단하고 장기 일부를 잘라내서 공범에게 그것을 전달하는데, 상반신과 하반신의 절단은 시체유기 과정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일차적으로 추론할 수 있지만, 따로 보관해 둔 신체 조직의 일부를 공범에게 건네는 행동은 범죄심리학에서 말하는 소위 ‘Trophy’ 또는 ‘Souvenir’로서의 행동[12], 즉 범죄와 관련한 자신의 성취를 과시하거나, 쾌락 경험에 대한 기념품을 간직하고자 하는 욕구의 표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범행 중의 특이행동에 주목함으로써 범행을 통해 충족시키고자 하는 가해자의 환상을 읽어낼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지적장애와 관련된 사건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2건에서 피고인에 대한 지적장애의 진단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을 갖게 하는 부분이 있다. #10 판례는 술자리 중의 다툼으로, 피해자를 살해함에 있어 상의를 들추고 칼로 상복부를 찔렀으며, 자신의 범행을 감춘 채 경찰에 신고했고, #11 판례는 범행 후 피투성이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 연유를 묻는 지인에게 집단구타를 당했다고 매우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착의 위로 가해진 손상과 맨살에 가해진 손상은 법의학적 해석에 있어 자·타살을 감별하는 주요 사항이 되기도 한다. 만약 #10 판례에서 상의를 걷어 올린 행위가 피해자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함이었다면 가해자의 지적장애 진단은재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1급 지적장애는 지능지수가 34 이하인 경우로, 정신연령은 3-6세의 영유아 수준이며, 혼자서 생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서 일생 동안 보호가 필요한 바[13,29], #11 판례와 같은 일견 매우 논리적인 거짓말을 구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범행 당시의 행위능력 판단을 전제한 진단과 장애인 복지를 목적으로 한 진단은 그 과정과 기준이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범행의 내용을 토대로 지적장애 진단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재검토가 시도될 필요도 있다.

지나친 음주는 범죄를 포함한 다양한 사건사고에서 주요 위험 요인이 된다[30]. 살인범죄의 약 50%가 범행 당시 음주상태였다는 Wieczorek 등[31]의 보고는 음주와 범죄의 밀접한 관련을 드러내 준다. 분석한 판례에서 음주 관련은 7건이었다. 2건은 피해자가 음주상태였거나, 범행 중간에 술을 마셨고, 5건은 가해자가 음주 상태였는데, 조현병 환자의 방화 및 살인(#5), 소아 강간(#8), 술자리에서의 지인 살해(#10), 강간-살인(#11), 아내 살해(#15) 사건이었다.

정신질환 관련 범죄의 특징을 찾아내기 위해 19건의 판례를 법의-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가해(손상) 부위는 얼굴, 목, 머리 순으로 빈도가 높았고, 특히 조현병과 지적장애에서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2) 가해 흉기로는 범인의 신체(손발, 8건)와 칼(7건)이 가장 많았고, 조현병과 지적장애에서 손발이 가해 흉기가 된 빈도(6건)가 높았지만, 칼은 2건의 조현병에서 흉기로 사용되고 있을 뿐으로, 특정 정신질환에서 특정 흉기가 선호되고 있지는 않았다. (3) 범행도구의 사전 준비나 장소의 사전 답사 등 범행의 계획성이 드러나는 사건은 8건이었고, 충동적, 우발적 범행과 계획적 범행의 비율은 크게 차이가 없었다. (4) 조현병 관련 범행은 주로 03-06시경에 범행이 이루어졌고, 이는 조현병의 수면장애와 관련되는, 조현병 범죄에서의 주목할만한 특징으로 보인다. (5) 음주는 정신질환 관련 범죄에서도 의미 있는 요인이 되고 있고, 음주 상태에서의 범행이 5건이었으며, 특히 살인, 방화, 강간 등의 강력범죄였다. (6) 살인 범죄는 조현병(3건)과 성격장애(2건), 그리고 지적장애(2건)가 주로 관련되었고, 조현병과 성격장애에서는 범행에 대한 준비행동이 드러나는 반면, 지적장애 관련 범죄는 주로 우발적, 충동적이었다. 다만 지적장애는 3건 모두에서 살인과 강간, 감금 및 가혹행위 등 흉포한 범죄행동과 관련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분석을 통해, 일정 부분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지만, 분석의 대상이 된 판례가 19건이고, 진단명의 종류는 5가지 정도이면서, 각 진단명에 따른 판례의 수 또한 3건 내지 6건에 그치고 있어, 여러 정신질환 관련 범죄에 대한 충분한 사례를 분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향후 더 다양한 사례에 대한 더 깊이 있는 분석이 뒤따른다면, 더욱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cknowledg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Basic Science Research Program through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 fund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No. 2020R1I1A3060590).

References

1. Park JS, Choi NB. The characteristics and types of nonspecific motive crime. Korean J Forensic Psychol 2013;4:107–24.
2. Joe BC, Lee SK, Sea JH. Mentally ill offender's background characteristics and predictors in crime-scene-action. J Police Sci 2017;17:127–73.
3. Seo JH. The study of schizophrenia assailant's stress before homicide and murder pattern. Korean J Forensic Psychol 2010;1:109–23.
4. Park JS. Crime committed by the offenders with schizophrenia focusing on the offense behavior and previous convictions. Korean J Forensic Psychol 2014;5:1–11.
5. Kim YS, Yu J. Analysis of characteristics of mental disorder-related criminal behavior through precedents. Korean J Leg Med 2021;45:46–62.
6. Eronen M, Tiihonen J, Hakola P. Schizophrenia and homicidal behavior. Schizophr Bull 1996;22:83–9.
7. Lindqvist P, Allebeck P. Schizophrenia and crime: a longitudinal follow-up of 644 schizophrenics in Stockholm. Br J Psychiatry 1990;157:345–50.
8. Fazel S, Langstrom N, Hjern A, et al. Schizophrenia, substance abuse, and violent crime. JAMA 2009;301:2016–23.
9.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 (DSM-5) Seoul: Hakjisa; 2015. p. 31–130. 163-97, 283-329, 703-47,. p. 749–75.
10. Cohrs S. Sleep disturbances in patients with schizophrenia: impact and effect of antipsychotics. CNS Drugs 2008;22:939–62.
11. Fedora O, Reddon JR, Morrison JW, et al. Sadism and other paraphilias in normal controls and aggressive and nonaggressive sex offenders. Arch Sex Behav 1992;21:1–15.
12. Turvey BE. Criminal profiling: an introduction to behavioral evidence analysis 4th ed.th ed. San Diego, CA: Academic Press; 2011. p. 287–329.
13. Kang HJ. Intellectual disability. In : Min SK, ed. Modern psychiatry 6th ed.th ed. Seoul: Ilchogak; 2015. p. 618–23.
14. Nixon M, Thomas SD, Daffern M, et al. Estimating the risk of crime and victimisation in people with intellectual disability: a data-linkage study. Soc Psychiatry Psychiatr Epidemiol 2017;52:617–26.
15. McGillicuddy NB, Blane HT. Substance use in individuals with mental retardation. Addict Behav 1999;24:869–78.
16. Collins JJ. Alcohol use and expressive interpersonal violence: a proposed explanatory model. In : Gottheil E, Druley K, Skoloda T, Waxman H, eds. Alcohol, drug abuse, and aggression Springfield, IL: Charles C. Thomas; 1983. p. 5–25.
17. Plant M, Plant M, Thornton C. People and places: some factors in the alcohol-violence link. J Subst Use 2002;7:207–13.
18. Kwon SM. Contemporary abnormal psychology Seoul: Hakjisa; 2013. p. 367–433.
19. Kim YL. Personality disorder. In : Min SK, ed. Modern psychiatry 6th ed.th ed. Seoul: Ilchogak; 2015. p. 586–617.
20. Sadock BJ, Sadock VA, Ruiz P. Kaplan and Sadock's synopsis of psychiatry: behavioral sciences/clinical psychiatry 11th ed.th ed. Philadelphia, PA: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2014. p. 765.
21. Haw C, Hawton K, Houston K, et al. Psychiatric and personality disorders in deliberate self-harm patients. Br J Psychiatry 2001;178:48–54.
22. Eliason S. Murder-suicide: a review of the recent literature. J Am Acad Psychiatry Law 2009;37:371–6.
23. Fazel S, Wolf A, Chang Z, et al. Depression and violence: a Swedish population study. Lancet Psychiatry 2015;2:224–32.
24. Hill SK, Keshavan MS, Thase ME, et al. Neuropsychological dysfunction in antipsychotic-naive first-episode unipolar psychotic depression. Am J Psychiatry 2004;161:996–1003.
25. Glueck BC. Study and treatment of persons convicted of crimes involving sexual abberations: final report on research project Albany: New York State Department of Mental Hygiene; 1955.
26. Greenberg DM, Bradford J, Curry S. Infantophilia: a new subcategory of pedophilia?: a preliminary study. Bull Am Acad Psychiatry Law 1995;23:63–71.
27. Abel GG, Harlow N. The Abel and Harlow child molestation prevention study. Excerpted from The Stop Child Molestation Book [Internet] Philadelphia, PA: Xlibris; 2001. [cited 2022 Apr 19]. Available from: http://www.childmolestationprevention.org/pdfs/study.pdf.
28. Freud S. The interpretation of dreams New York: Avon; 1965. p. 385–420.
29. World Health Organization. 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 [Internet]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2016. [cited 2022 May 7]. Available from: https://icd.who.int/browse10/2016/en#/F72.
30. Saukko P, Knight B. Knight's forensic pathology 4th ed.th ed. Boca Raton, FL: CRC Press; 2016. p. 579–87.
31. Wieczorek WF, Welte JW, Abel EL. Alcohol, drugs and murder: a study of convicted homicide offenders. J Crim Justice 1990;18:217–27.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