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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Leg Med > Volume 45(4); 2021 > Article
아동학대의 원인으로서의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

Abstract

Munchausen syndrome by proxy (MSBP) is a rare form of mental disorder and is known as a particular type of child abuse. MSBP has been described since 1977 as a severe form of abuse with illness falsification or the intentional harming by guardians, mostly mothers. The perpetrator of MSBP may inflict damage to the child directly or indirectly through medical procedures. The perpetrator's alleged motive is to satisfy her psychological needs, and she has a history of mental illness, mostly, factitious disorder, personality disorder, and somatic disorder. The pathology is not well known; as such, it is difficult for medical personnel to detect it early. In addition, it is hard to be handled effectively by the police and child welfare agencies because of the scarcity of evidence. Therefore, the authors attempt to examine the essential information from early detection and child abuse prevention by analyzing its clinical characteristics and the perpetrator's characteristics, including alerting signs of MSBP. For this purpose, we focus on the role of nursing staff to detect this unusual cause of child abuse.

서 론

산업화에 따른 경제적 풍요는 우리의 상식과 가치관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생활환경은 물론 범죄의 내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한 범죄 중에 대표적인 것들이 아동학대와 정신장애 관련 범죄일 것이다. 개인의 개성과 가치의 다양성이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다양한 주장들이 개인의 권리와 공동체의 규범 사이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경우마저 야기하게 된다. 예를 들면 자녀에 대한 체벌이 훈육이냐 학대이냐의 가름이 그것이다. 한편, 의학적 검사법과 장비들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장애들이 새로이 확인되고 분류될 수 있게 되었고, 원인과 증상, 위험요인들이 명확한 장애들도 있지만, 여전히 진단 또는 분류가 쉽지 않거나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장애도 있다. 그중에는 장애의 개념 자체가 모호한 경우도 있고,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매우 이례적이거나 진단기준을 적용하기가 어려운 사례들도 있다. 특히 진단기준과 관련 증상이 불명확한 장애에 있어서는 증상에 관한 환자의 호소에 기반한 의학적 검사에 의존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는데, 드물게는 자신의 증상을 과장하거나 조작하는 환자들이 있고, 이것이 꾀병인 경우도 있지만, 정신장애에 기인하는 경우도 있어 현장에서의 어려움이 가중된다. 의료진들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근거하여 진단적 접근을 시작하므로 증상을 과장하거나 조작하는 정신장애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특히 이러한 행위가 아동을 대상으로 행해진다면 폐해는 더욱 심각해진다.
그러한 위험성을 가진 장애 중의 하나가 뮌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이고, 그것이 자신이 돌보는 타인을 대상으로 행해질 때, 이를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 by proxy)이라고 한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의도적으로 병을 꾸며내거나 조작하며, 심지어는 실제로 가해하여 증상을 만들어내는 장애이며, 그 행위의 목적 또는 심리적 동기는 타인의 관심과 동정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다[1]. 이러한 이상 행위를 자신이 돌보고 있는 타인을 대상으로 하여 질병이나 손상을 야기한다면, 이를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이라고 한다[2]. 이들은 증상을 꾸며내서 의사에게 보고하거나, 아동에게 소금이나 인슐린 등 화학물질을 투여하여 증상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검사를 위해 채집한 아동의 소변에 피를 섞어서 질병을 조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거짓 증상이나 고의적으로 유발된 질병 또는 손상이 직접적인 피해를 초래하기도 하고, 혹은 그것을 진단하기 위한 과정에서의 의학적 처치가 피해를 야기하게 된다.
이들은 매우 드문 정신장애로서 그와 관련된 특징이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아, 장애의 조기 발견이 어렵고, 그리하여 불필요한 의학적 검사와 그로 인한 잠재적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 특히 이러한 장애를 가진 부모의 보호 아래에 있는 아동이 진료를 받게 되는 경우, 있지도 않은 질병을 찾아내기 위한 의료행위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아동학대를 야기하게 되는데, Roesler와 Jenny [3]는 이것을 의료아동학대(medicalchild abuse)라고 명명하기도 하였다.
본 종설은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과 아동학대의 관련성에 주목하여, 문헌고찰을 통해 그 임상적 특징을 조사하고, 가해자 특성을 분석하여, 아동학대의 조기 발견 및 예방의 관점에서 필요한 정보를 종합함으로써, 의료진과 아동보호기관, 그리고 수사를 담당하는 사법기관의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근거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론

의학적 진단의 첫 단계는 환자의 호소를 통해 정보를 얻는 문진이고, 이때 의료인들은 환자의 호소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의학적 처치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환자가 어린아이인 경우에는, 주로 보호자의 진술에 기반하여 진료가 이루어지고, 그때 양자 간의 신뢰관계는 더 절대적이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그러한 신뢰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그중 하나가 ‘뮌하우젠 증후군’이라는 정신장애이다. 이는 자신의 증상을 꾸며내거나 과장 또는 조작하여 환자 역할을 추구하는 것으로, 1951년 Asher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다[1]. 이 병명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들을 허풍과 과장을 섞어 마치 실제 겪은 모험인 것처럼 말하며 사람들의 관심의 중심에 서는 것을 즐겼던 뮌하우젠 남작(Baron von Munchausen)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로부터 약 20년 후, 자기 자녀에게 소금을 먹여 증상을 유도하고, 검사를 위한 소변 검체에 혈액을 섞어 증상을 조작한 두 어머니의 사례를 Meadow 가 보고하면서, 이를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이라고 이름하였다[2]. 이 두 장애는 DSM-III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3rd edition)에 등재되었고, 현재 DSM-5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ition)에서는 ‘뮌하우젠 증후군’과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을 ‘인위성 장애’라는 분류명 아래 ‘스스로에게 부여된 인위성 장애’ (factitious disorder imposed on self), ‘타인에게 부여된 인위성 장애’ (factitious disorder imposed on another)로 각각 등재하고 있으며, ICD-11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11th revision)도 같은 명칭으로 등재하고 있다. 이렇듯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은 여러 이름을 갖고 있고, 상황에 따라 ‘소아 상태 위조’ (paediatric condition falsification) [4], ‘의료아동학대’ [3]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치료를 요하는 아동의 증상이나 손상이 과장, 조작, 위조, 또는 유발되어, 실제적으로는 필요하지 않았을 의학적 진단 행위 및 처치가 가해지게 하고 그 의료행위가 결과적으로 아동학대를 야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본 종설은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의 아동학대의 원인으로서의 측면에 집중하여, 가해자 특징 등 학대의 예방을 위한 정신장애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되는 단서를 찾아내고자 하며, 병명은 여러 명칭 중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1. 진단기준 및 특징

‘뮌하우젠 증후군’과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은 매우 드물고 특이하여, 임상 현장에서 이 장애를 최초 의심하거나 인지하고 진단적 조치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따라서 이 질환의 특징과 진단기준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에게 부여된 인위성 장애(뮌하우젠 증후군)에 대한 DSM-5의 진단기준은 (1) 의도적으로 신체적 증상을 만들거나 가장할 것, (2) 이러한 의도적 행동에 환자 역할을 하려는 동기가 있을 것, (3) 그 의도적 행동이 외적 보상(금전적 보상, 법적 책임으로부터의 회피 등)을 목적으로 하지 않을 것, (4) 그것이 망상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에 의해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5]. 이에 비해 타인에게 부여된 인위성 장애(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진단기준은 (1) 타인에게 신체적, 심리적 징후나 증상을 허위로 조작하거나 상처 또는 질병을 유도하고, (2) 제3자(피해자)가 아프고, 장애가 있거나 부상당한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내보이며, (3) 명백한 외적 보상이 없는 상태에서 기만적 행위를 시도하는데, (4) 그것이 망상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에 의해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5]. 핵심적 특징은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이 속임수(deception)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고, 또한 외적 보상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의학적 혹은 심리학적 징후와 증상을 꾸며낸다는 것이다[5]. 이러한 진단기준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먼저 가해자와 피해자의 과거 병력을 확인해야 하고, 호소하는 질병 또는 증상이 의학적 검사 결과와 일치하는지를 살펴봐야 하며, 또한 보호자(가해자)가 특정 약물이나 치료법 또는 수술 등을 직접 요구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6].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인한 학대를 조기 인지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추가적인 특징도 있는데, 보호자가 아동의 질병을 고의적으로 유발했거나 지어냈으면서, 그러한 고의적 행위로 인해 실제로는 불필요한 의학적 처치가 행해지게 하는 것 외에도, 아동의 질병이나 이상 증상의 원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관련 사실을 보호자(가해자)가 부인한다는 것, 그리고 보호자로부터 아동을 분리시키면 증상이 소실되거나 호전된다는 것으로, 바로 이 분리(separation)에 따른 변화는 이 장애의 주요한 진단적 소견(hallmark)이 된다[6,7].

2. 가해 및 증상 조작의 방법

다양한 가해 방법이 사용될 수 있고, 이것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아동에게 해를 끼치는데, Squires와 Squires [8]는 이를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첫째는 은밀한 손상(covert injury)을 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소금, 인슐린, 완하제 등을 투여하여 염증 또는 감염을 일으키거나[9], 타박상이나 화상 등 신체적 손상을 가하여 이를 출혈성 질환이나 면역결핍 상태로 해석되게 하기도 한다. 또는 반복적인 무호흡을 호소함으로써 질식사의 가능성이 제기되게 하기도 한다[10]. 둘째는 증상의 위조(fabrication)와 변조(falsification)로서, 증상 및 징후를 조작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기저귀에 붉은색 염료를 발라 출혈로 꾸며서 이것을 빈맥이나 헤마토크리트 수치 감소와 연관시킨다. 셋째는 과장(exaggeration)인데, 아이의 증상을 부풀려서 끊임없이 그것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의 건강을 걱정하는 보호자의 모습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합리적인 진단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내려진 진단을 의심하게 하는 증상이 지속되게 함으로써, 결국 의사는 진단과 치료에서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며 추가적인 검사와 치료를 실시하게 되어, 이것이 결국에는 아동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아이의 건강을 걱정하는 보호자가 아이의 증상을 과장되게 호소하는 것을 병적 행위로 간주할 수는 없을 것이나, 그 정도가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나면 의심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조작하거나 유발하는 증상의 내용과 유형은 특정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Bools 등[11]은 자문(consult) 의뢰를 받은 약 100건의 사례 중 학대의 피해자인 아동과 그 형제의 의료 기록 등이 확보된 56건의 사례를 분석하여, 그 가해자(엄마)들을 가해 방법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 질식(smothering) 유형은 호흡을 차단하여 청색증을 유발하고 경련을 일으키게 한다. 둘째, 중독(poisoning) 유형은 약물을 사용하여 증상을 유발한다. 페니토인, 이미프라민 같은 약물이 흔히 사용되며, 이 경우 아동은 의식 저하 또는 경련 발작 상태로 의사의 진료를 받게 된다. 셋째, 경련(seizure) 유형은 여러 방법으로 경련 발작이 있는 것처럼 조작하는 것으로, 일부는 뇌전증으로 오진되어 부적절한 약물치료를 수년에 걸쳐 받게 되기도 한다. 넷째, 기타(miscellaneous) 유형은 토혈, 혈뇨, 각혈, 요로감염, 당뇨(glycosuria), 발열(체온 측정기록의 조작), 구토, 음식 알러지, 암 등의 다양한 증상을 조작하는 것이다.
조작, 허위 보고, 고의적 유발로 인한 질환과 증상들 가운데, 가해자에 의해 흔히 활용되는 질병이나 증상은 발작, 설사, 무호흡, 발열, 천식, 알러지, 출혈, 섭식장애 등이다[7,12]. 특히 음식 알러지와 천식같이 감별진단이 쉽지 않은 특정 소아 질환이 자주 이용되지만, 조작에 이용되는 소아 질환이 거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3. 가해의 동기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가해 동기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심리적 욕구와 관련되며, 가해자의 행동이나 진술 등 외형적인 모습만으로 포착하기는 어렵다. 꾀병으로 비쳐질 여지가 높아서 꾀병과의 감별이 중요해지지만, 경제적 이득이나 처벌 회피 등을 목적으로 하는 꾀병과는 달리, 외적 보상이 아닌 숨겨진 심리적 역동과 관련되어 있다. 동기에 관한 단일 병인학은 확립되어 있지 않으나, 그에 관한 몇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는, 배우자와의 불화 등 개인적인 어려움으로부터 탈출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입원하면 보호자들의 관심이 아픈 아이에게 집중되어 관계의 불화로부터 시선을 돌릴 수 있다[13]. 둘째는, ‘아픈 아이를 돌보는 헌신적인 어머니’와 같은 새로운 목적이나 역할을 추구하는 것이다[14]. 이를 통해 타인으로부터 동정심과 존경을 얻고자 한다. 셋째는, 심리적 욕구의 충족이다. 여기에는 외로움, 애착, 가족 내의 지위, 사랑과 같은 심리적 욕구가 포함된다[15].
가해자의 유형을 그 동기에 따라 분류하기도 한다[16]. 첫째는 피원조자(help seeker) 유형으로, 불안, 좌절, 우울 같은 보호자 자신의 고통을 주변에 호소하기 위해 질병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개는 증상의 위조가 단기간에 그치고, 자신(보호자)의 고통이 해결되면 증상의 위조 행위 또한 사라진다. 둘째는 진료중독자(doctor addicts) 유형인데, 의학적 치료 자체에 집착하는 것으로, 다른 유형에 비해 더 의심이 많고, 적대적이며, 편집증적 성향을 보인다. 아동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하기보다는 거짓 정보를 주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미묘한 형태의 위조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는 적극적 유발자(active inducer) 유형으로,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고, 치료적 개입에 매우 저항적이며, 보다 공격적인 위조 행동(조작 및 유발)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Rand와 Feldman [17]은 학대 행위에 대한 보호자의 내적, 외적 억제를 붕괴시키는 3가지 요인을 가정하면서 그 동기를 설명하고자 시도하였다. 그들의 보고에 따르면, (1) 분노, 불안, 실망, 죄책감, 질투 등의 불쾌 정서(dysphoric affects)를 발산하기 위해 아이를 이용하고, (2) 공감이나 애착의 결여, 또는 그러한 감정을 압도하는 다른 기전에 의해 피해자를 비인격화하며(내적 억제요소의 붕괴), (3) 아이의 아버지나 주치의 등 학대 행위의 외적 억제 요소가 되는 대상들을 조종하거나 속인다(외적 억제요소의 붕괴).
가해자의 성격특성이나 동반 정신장애가 학대 행위와 동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인위성 장애(스스로에게 부여된) 환자들은 자신을 가해하는 것으로 더 이상 만족하지 못할 때, 아동을 포함한 타인을 대상으로 가해행위를 계속할 수 있고[18], 역으로 가해자가 피해자로부터 분리되어 가해행위가 물리적으로 차단되면 자신을 가해하기도 한다[19]. 결국, 인위성 장애(스스로에게 부여된) 환자, 즉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는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위험요인의 하나가 된다[20].

4. 가해자 및 피해자의 특징

이러한 장애를 조기에 인지하고 그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여기에는 심리적 특성이나 인구학적 특성 등 가능한 한 많은 정보가 포함되어야 한다. Yates와 Bass [21]가 의료아동학대와 관련한 다른 연구자들의 사례보고를 검색하여 확보한 796명의 가해자들에 대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해자는 대부분 여성(97.6%)이었고, 또한 피해자의 친모(95.6%)였으며, 약 절반(45.6%)이 간호사 등 보건의료 관련 직업을 가졌다.
가해자들에게서 눈에 띄는 또 다른 과거력은 유년기의 학대(maltreatment) 경험이다. 가해자의 30%에서 학대받은 경험이 있다는 보고가 있고[21], 이는 신체적 학대에만 그치지 않고 정서적 및 성적 학대에까지 미칠 수 있다[11].
또한 가해자는 과거 및 현재 정신과적 병력을 가진 경우가 많고, 그중 대표적인 병력이 인위성 장애와 신체화 장애이다. Bools 등[11]이 가해 방법에 따라 가해자(엄마)들을 4가지로 분류한 연구에서, 과거사(lifetime problem)에 대한 질문에 응답한 47명 중 34명(72%)에서 인위성 장애와 신체화 장애의 병력을 가졌다고 했고, Yates와 Bass [21]는 의료아동학대 가해자 796명의 정신병력 분석에서, 인위성 장애(30.9%), 성격장애(18.6%), 우울증(14.2%) 등이 높은 빈도를 차지한다고 보고하였다. 성격장애 중에는 B군 성격장애의 빈도가 높으며 그중에서도 경계선 성격장애의 비율이 높다[22]. B군 성격장애에는 경계선, 연극성, 반사회성 및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포함되는데, 이들은 극적이고 감정적이며 변덕스러움을 특징으로 한다. 경계선 성격장애는 대인관계, 자아상 및 정동의 불안정성과 함께 충동성, 버림받지 않기 위한 처절한 노력, 헤어짐·거절·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특징으로 하는데[23], 이러한 심리적 속성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가해행위의 심리적 동기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B군 성격장애의 관련성은 Bools 등[11]의 연구에서도 보고되는데, 47명의 가해자(엄마) 중 성격장애의 평가를 위한 면담을 승락한 19명을 분석하였을 때, 13건이 B군 성격장애(연극성 8명, 경계선 5명)를 보였고, 나머지는 회피성 1건, 의존성 2건, 성격장애가 없는 경우가 3건이었다. 또한 이들 19명 중 15명에서 신체화 장애(인위성 장애 또는 신체형 장애)의 과거력이 있었고, 그중 10명이 인위성 장애의 문제를 보였는데, 스스로 머리카락을 뽑아버린 후, 병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진 것이라고 호소하거나, 당뇨병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토혈, 산전출혈(antepartum hemorrhage), 신장결석으로 조작한 사례들이었다. 나머지 5명은 기질적(organic)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뇌전증의 병력이 있었고, 연구자들은 이들을 인위성 장애 의증 또는 전환 장애 추정으로 분류하였다.
정신과적 장애 외에도 알코올 및 약물 남용, 자해 및 자살의 과거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와 관련하여 Bools 등[11]은 앞서 분석한 47명 중 10명(21%)이 알코올 및 약물 남용의 과거력을 보였고, 26명 (55%)이 자해의 과거력을 가졌다고 보고하였다.
가해자의 과거 병력과 관련된 특징 중에는 산부인과 진료와 관련한 특이점도 있다. 산부인과 진료의 빈도가 높았고, 약 25%의 사례에서 유산이나 조산 등 산과적 합병증을 겪었으며[21], 조산, 산전출혈, 응급 제왕절개수술 등을 경험한 경우가 거의 7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24]. 또한 가해자 28명을 대상으로 과거력을 조사한 결과 이 중 5명에서 상상임신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보고[20]도 있으며, 그밖에도 임신 중 산전출혈을 유도하거나, 심지어는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여 출혈이나 양막파열(rupture membranes)을 유도한 임산부 사례에 대한 보고도 있다[25]. 이들 사례보고는 인위성 장애(스스로에게 부여된)의 예들이지만, 이러한 특이한 산과적 병력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인한 학대 사례를 조사할 때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주요 소견이 되며[26], 이는 인위성 장애(스스로에게 부여된)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이 상황에 따라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피해자의 특징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크다. 81건의 사례를 분석한 Abdurrachid와 Marques의 연구[27]에서, 아동 피해자들의 성별은 남아 약 51% (41건), 여아 약 43% (35건)으로, 남아가 좀 더 많았고, 나머지 5건은 성별 구분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보고 사례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는 생후 50일(남아)이었고, 평균 나이는 약 5세였으며, 21세와 23세의 여성이 각각 한 사례씩 있었다. 가장 취약한 연령은 1세 이하이고[17], 2세까지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지만, 6세를 넘기는 경우는 드물다[28]. 그러나 학령기 아동도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고[17], 피해자의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경우에는 피해자가 가해자와 공모하는 상황일 수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이에 대해 Waller [29]는 자녀에 대한 가해를 통해 가해자(엄마)는 자신의 정서적 욕구를 충족하고, 이러한 가해 과정에서 아이는 엄마와 가까워지거나 엄마에게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됨으로써, 양자 간에 일종의 공생관계가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분리불안 등으로 인해 엄마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인 아동은 엄마로부터의 사랑과 관심을 잃지 않기 위해 가해행위를 묵인하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30].
피해 아동의 형제에 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Bools 등[31]은 앞서 기술한 56건 중 43건의 사례에서 103명의 아이를 조사하였을 때, 40명(38.8%)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조작된 또는 유도된 질병)의 피해자였고, 18명(17.4%)은 성장장애, 비우발적 부상, 부적절한 치료 또는 방임으로 고통받았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학대 아동뿐만 아니라 그 형제도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사망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43건의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 사례에서 13명의 아이가 사망하였고, 그중 11명에서 사인이 ‘불명’이었다[31]. 이는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가정에서 학대 아동과 그 형제들의 사망에 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고, 특히 사인이 불분명하거나 설명되지 않은 이유로 인한 사망 또는 영아급사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이 있는지 확인되어야 함을 의미한다[28].

5. 경고신호(alerting signal)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에 있어, 호소되거나 관찰되는 증상만으로 질병의 조작 또는 과장, 유발 여부를 구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이 조기에 적발되지 않으면 피해자에 대한 가해가 지속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러한 정신장애에 대한 인식(awareness)을 갖고 신속히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피해 차단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Glaser [32]는 이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경고신호(alerting signal)를 제안하였다.
먼저 보호자의 행위를 통해서 간파할 수 있는 경고신호가 있다. (1) 새로운 증상에 대한 반복적 보고, (2) 의료기관에의 잦은 방문(진료), (3) 진료 중독(doctor shopping), (4) 진료 약속의 반복적인 취소, (5) 임상적으로 부적절한 치료나 검사 또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요구, (6) 의료진 사이의 의사소통에 반론(objection)을 제기하는 것, (7) 의료진에 대한 잦은 불만 호소, (8) 아동이 홀로 진찰받지 못하게 하는 것, (9) 잦은 전학이나 주치의사 변경 등이다. 같은 연구자에 의해 아동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 경고신호도 제안되었다. (1) 집에서는 있었던 증상이 병원 상황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것, (2) 의학적 병력에 의해, 그리고 진찰과 검사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아동의 증상, (3) 설명할 수 없는 부실한 치료 효과, (4) 일상생활에서의 설명되지 않은 장애(아동의 사회적 고립, 이동 보조기구의 사용, 학교 출석 등), (5) 이례적인(unusual) 임상검사 결과 등이다.
그 밖에도 침습적 의료처치로 인한 아동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해 보이는 엄마[30], 지나칠 정도로 아이에게 집중하는(overly attentive) 엄마, 형제 중에 설명되지 않는 사망이 있는 경우[6]도 경고신호가 될 수 있다.
이들 소견 중에는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보호자의 당연한 역할이나 권리에 해당하는 것도 있으며, 또 일부는 일견 기이해 보이는 보호자의 행위를 포함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소견들이 인지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결정적 증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32].

결 론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에 의한 피해는 매우 심각하고 때로는 참혹하기까지 하다. 아이의 정상적인 발달 과정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학교 출석이 제한되는 등 교육의 기회가 박탈되기도 하며, 가해 상황이 끝난 후에도 후유증으로 인한 영구적 장애가 남을 수 있고, 끝내는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죽음만이 이 기이한 가해행위의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피해 아동의 사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11], 그것이 영아급사증후군으로 처리될 수 있다[33]는 사실과도 관련된다. 따라서 빠른 인지와 신속한 조치가 필수적이지만, 치밀한 방법으로 증상과 질병을 조작하거나 위조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절대적 신뢰관계에 있는 보호자가 그러한 조작행위를 했을 거라는 의심의 시작 자체가 쉽지 않고, 아울러 그러한 의심만으로는 아동과 보호자의 분리 같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잠재하고 있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진단을 위해서는 학대 행위가 의심되거나 또는 발각된 이후의 가해자의 태도를 살피는 것도 의미가 크다. 앞서 기술한 Bools 등[11]의 연구에서 임상 면담을 승락한 가해자(19명) 중, 발각 이후 자신의 가해행위를 인정한 경우가 4건, 인정은 하나 의학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게 진술하는 경우가 2건이었고, 관련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가 4건이었다. 범행 사실을 인정한 4건은 모두 질식 유형의 가해자들이었고, 의학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게 인정하거나 끝까지 부인하는 건들은 6건 모두 중독 유형의 가해자들이었다[11].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이 의심될 때, 신속한 진단을 위한 효과적인 조치 중의 하나가 가해자(엄마)와 아이가 함께 있는 상황을 비밀리에 녹화하는 것[34]이지만 이 방법은 인권침해 등의 위법 소지가 커서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불가능하다. 두 번째 방법은 엄마와 아이가 분리되어 있을 때의 아이의 증상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6]. 이때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조치가 입원실에서의 간호사에 의한 관찰과 기록이다[34]. 여기에는 분리 상황에서의 아이의 증상 변화와 호전 여부를 중심으로, 가해자를 향한 아이의 정서와 반응, 아이를 향한 가해자의 행동과 태도, 의료진이나 주변 환자 또는 보호자에 대한 가해자의 행동과 태도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간호사의 관찰과 기록이 학대를 적발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고, 추후 법정에서의 소송 과정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가해자에 의한 증상의 조작 또는 가해행위는 입원 기간 중에도 계속될 수 있으므로, 아이의 검체에 대한 관리가 더욱 엄격해야 하고, 간호일지에의 기록은 아이가 호소하는 증상과 가해자가 진술하는 증상을 구별해야 하며, 가해자가 사용하는 단어(표현) 그대로 인용부호를 사용하여 구분하여 기록할 필요가 있다[34]. 이처럼 병원 환경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진단적 평가를 위한 효과적인 장소가 될 수 있고, 아이가 말할 수 있는 나이라면 아이를 직접 면담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7].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가해자들은 병원 환경을 잘 견디며(thrive), 중요한 가정사를 무시하면서까지 좀처럼 아이의 침상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데[13], 이는 아이에게 매우 헌신적인 어머니의 모습으로 비쳐져서[14], 이를 통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의료진으로부터의 의심을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35]. 좀처럼 아이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 보호자의 모습은 경고신호 중의 하나인 ‘아동이 홀로 진찰받지 못하게 하는 행위’와 연결되는데, 이는 자신의 은밀한 가해행위가 발각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수 있고, 아이를 온전히 자신의 통제 아래에 두고 아이의 증상을 지속시키나 추가적인 가해를 모색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대리 뮌하우젠 중후군의 진단과 대응에는 다학제적 팀제 접근이 필수적이다. 아동학대의 진단 자체도 쉽지 않아 아이가 죽어야만 사건이 드러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인한 학대의 진단은 훨씬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학대의 진단이 특정 증상이나 검사 결과만으로 내려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정신과전문의, 아동보호기관 등이 참여하여 사건의 초기 단계부터 긴밀히 협조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6]. 이를 위해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이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아동보호기관 등에 즉각 통보하여 조직적인 대응이 신속히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여기에는 아이의 진료기록 분석, 가해자의 과거 병력과 그 부모의 병력, 학대 아동의 형제의 건강상태, 가족 관계, 결혼 상태, 가해자(엄마)의 육아 기술과 아이에 대한 정서 반응 등이 포함되어야 하고, 또한 아동보호기관이 참여하여 진료 시에 동행하는 등의 보호 조치가 포함되어야 한다.
대리 뮌하우젠 중후군의 피해는 매우 심각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 보고에 따르면 피해 아동의 사망률은 9% [6]에서 12% [27]에 이르고, 그 형제의 사망률을 포함하면 25% [12]에 이른다. 그러나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이 매우 진단하기 어려운 장애로서 그 유병률에 대한 정보가 확보되어 있지 않음을 고려한다면, 그 폐해는 훨씬 더 심각할 수도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그러한 아동에서 원인 불명의 사망이 적지 않다는 것이고, 그러한 사망의 상당수(10%)가 영아급사증후군으로 처리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33].
한 아이에 대한 학대 행위는 그 형제에게 학대가 전이될 때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주장[36]에 비추어, 가해자는 학대를 통한 자신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 아이를 필요로 할 수 있고, 그것을 위해 임신을 계획하기도 하며, 가해자의 특이한 산부인과 병력에서 보는 것처럼, 산전출혈의 유발 등 여러 방법으로 새로 태어날 아이마저도 환자 역할을 하기에 적합한 아이를 출산하고자 계획하는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24].
Fulton의 보고[28]에서 제시하는 사례는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극단적이면서도 특징적인 소견을 보여준다. 조산으로 태어난 둘째 아이가 유리질막병으로 인한 호흡곤란, 잦은 무호흡과 경련 발작을 보였고, 끝내 호흡이 정지되어 인공호흡기를 장착하였으나 뇌사상태에 있다 사망하였는데, 사인은 부검 없이 ‘진단되지 않은 퇴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처리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염색체 이상을 가진 아이를 입양하였고, 그 아이마저도 심정지로 죽자, 다시 임신하여 이번에도 미숙아를 출산하였다. 그 셋째 아이가 식물상태로 투병 중인 와중에 넷째 아이를 또 임신하여 한번 더 미숙아를 출산하였고, 셋째 아이의 혈액에서 4가지 종류의 장내 세균이 발견되는 등 상태가 악화되자, 심정지가 발생하면 소생술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여, 남편과의 상의도 없이 그토록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행동에 대해 병원의 의심을 사게 되었다. 결국 셋째 아이의 혈액을 대변으로 오염시킨 사실을 남편에게 고백하였고, 그녀는 기소되어 32년형을 선고받았다[27].
근래 다양한 상황에서의 아동학대가 우리 사회를 경악시키곤 하는데, 이들 사건 중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과 관련된 사건은 얼마나 포함되어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정인이 사례[37]에서 가해자는 한 아이의 친모이면서 피해 아동을 입양한 것이었다. 친자식이 있으면서도 입양을 한 것과 그 아이를 학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는 일반적인 기대와 크게 어긋나는 것이었고, 따라서 가해자 심리의 기저에는 어떤 병리가 자리하고 있는지 알아낼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하였다. 이런 노력들이 쌓이면서 아동학대의 정신병리 기전이 규명될 수 있고, 나아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유병률에 대한 정보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가해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1) 단지 거짓말을 통해 증상을 조작하는 소극적 가해자와 (2) 치명적일 수 있는 가해행위를 통해 질병이나 손상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적극적 가해자이다. 놀라운 것은, 가해자는 대부분 친모이면서, 상당수가 보건의료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있거나 관련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력에서도 가해자 자신이 어린시절 학대의 피해자였던 경우가 많고, 정신질환의 병력이 있으며, 또한 특이한 산과 병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가해자의 특징과 함께, 제안된 경고신호를 참조하여 적극적 대응이 적기에 시작되어야 한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진단을 위한 주요 소견이 보호자(가해자)와 분리되었을 때의 아동의 증상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므로, 의심되는 사례에서 이러한 분리를 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법령이 필요해진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국내 사례는 매우 드물다. 국내 문헌을 검색했을 때 한 건의 사례보고[38]가 확인될 뿐이다. 또한 국내 아동간호학 교과서의 일부[39-41]에서만 이 질환을 기술하고 있다. 현장의 의료진들에게는 이 질환이 생소할 수밖에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고,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었다 하더라도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려워 조기 대응이 곤란해지고 만다. 대응의 최우선 순위는 아이의 안전이어야 한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에 의한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피해 아동과 가해자를 즉각 분리하는 조치가 작동되어야 하고, 피해 아동의 치료에 관여하는 모든 의료진들에게 관련 정보가 공유되어야 한다[6]. 이어서 분리 이후의 아동의 증상 변화를 살피는 등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대응이 이루어져야 하고, 병실에 전담인력을 배치하여 아동을 보호하고 관찰하며 지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더하여 모든 아동학대 사례에 대해 가해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심리검사와 심층적인 임상면담을 실시하여 가해자와 그 가족 구성원의 기저 심리장애를 분석하고, 그 결과에 기반하여 아동학대의 예방을 위한 사회적 대응의 수준을 높이며, 아울러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 사례를 색출, 추적해 나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모색되어야 한다.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아동학대 범죄가 증가하는 무렵, 그 사건들 가운데 몇 건의 사례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의 사례일 것인지, 우리는 의미 있는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다. 이 연구결과가 그러한 잔혹한 사건의 방지를 위한 사회적 대응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cknowledg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Basic Science Research Program through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NRF) fund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No. 2020R1I1A3060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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